[연합시론] 정부 AI 총력전 선포, AI기본법 조속 처리에 여야 합심을
양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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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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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정부 AI 총력전 선포, AI기본법 조속 처리에 여야 합심을
(서울=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AI)위원회가 26일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염재호 태재대 총장 등 학계 전문가들과 AI 관계 부처 장관 등 40여명이 참여한 기구다. 위원회는 '인공지능 3대 국가(AI G3)'를 목표로 범국가적인 역량을 결집한다는 각오 아래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설치부터 인권 침해 문제 등 다양한 윤리적 사안까지 AI 정책 전반을 심의, 조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주요국들은 AI가 글로벌 산업 생태계를 바꿀 게임체인저라고 보고 디지털 기술 개발과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술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선 AI 인프라 구축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셈이다.
글로벌 AI 시장은 반도체 기술 고도화와 비례해 급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가 발간한 최근 연례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와 하드웨어를 포함하는 AI 시장 규모가 작년 1천850억달러에서 매년 40∼50%씩 성장해 2027년에는 약 1조달러(약 1천330조원)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주요국들은 자국 내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인도와 일본 등 일부 국가들은 자국 내 데이터로 학습된 이른바 '주권 AI' 모델을 만드는데 막대한 보조금도 주고 있다. AI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경우 칩 등 부품 공급망에 부담을 주고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공급 부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술대국을 자부하는 한국의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AI 산업 육성의 근거가 되는 기본법조차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21대 국회에서 정쟁에 묻혀 방치되다 자동폐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AI 지원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다 보니 한국의 인적, 물적 인프라 경쟁력은 갈수록 뒤처지는 상황이다. 데이터 분석기관인 토터스 인텔리전스의 '2024 글로벌 AI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순위는 6위로 전년과 같았으나 AI 규제 등 운영환경이 11위에서 35위로 추락했고 인재 등 연구 경쟁력도 13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AI 경쟁력의 근간인 이공계 인재가 해외로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이 보유한 AI 인재 수는 2천551명으로 전 세계의 0.5%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마저도 AI 인재의 40%가 몰려 있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으로 떠나고 있다. 국내 인재를 붙잡기 위해서는 임금 및 보상 체계를 고쳐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인재 유출은 속도를 더해 산업 생태계 전반을 황폐화할 수 있다.
'AI 3대 강국'에 오르기 위해선 정치권의 초당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국회는 최근에야 AI 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는데 빛의 속도라는 선도국의 기술 개발 역량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해선 안 된다. 주요 쟁점인 AI 부작용에 대한 안전장치 확보에 대한 이견을 좁혀 연내 결과물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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