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스낵=양민혁 기자] 서울 FC 그리고 인천 유나이티드의 골대를 지키던 골키퍼 손무빈은 현재 애견숍 '달링하이' 밀양점의 대표이다.
손무빈 선수는 항상 열정적이었으며,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던 선수였다. 그런 손무빈 골키퍼의 은퇴는 팬들의 많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스포츠스낵은 전 골키퍼 손무빈 선수가 지금은 어떤 삶을 걸어가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안녕하세요 손무빈 대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 그리고 강릉시민 축구단에서 선수 시절을 보냈고, 현재는 경남 밀양시에서 달링하이 강아지분양 밀양점을 운영하고 있는 손무빈이라고 합니다.
FC 서울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하셨는데, 이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졸업 후 FC 서울과 5년 계약을 했었는데요.
고등학교는 인조 잔디를 주로 사용하지만, 프로에서는 물을 잔뜩 뿌린 천연 잔디에서 훈련과 시합을 하다 보니 훈련 도중 수시로 균형을 잃어버리고 넘어지면서 팔을 잘못 디뎌서 팔꿈치 인대와 주변 근육에 데미지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훈련 과정에서 1대1 상황에 강력한 슈팅을 막다가 팔꿈치 내측 인대가 파열되었습니다. 1년 차 때부터 우측 팔꿈치의 통증을 항상 느꼈고, 제가 몸 관리를 잘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입단한 지 2년 만에 부상으로 방출되었습니다. 다시 구단을 알아봐 달라 에이전트에게 요청했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로 “너는 갈 곳이 없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골키퍼 중 맏형이자, 저를 잘 챙겨주시고 운동 후에도 많은 도움을 준 유현 선수(현 수원 FC 골키퍼)가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과 김이섭 코치(현 인천 유나이티드 FC 골키퍼 코치)님에게 저를 소개해 주었고, 인천유나이티드에서도 유현 선수의 추천을 믿고 저를 받아줬습니다.
골키퍼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과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골키퍼로서는 당연히 상대의 슛을 잘 막아서 팀이 이겼던 모든 순간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선수로서는 팬분들이 제 이름을 유니폼에 마킹해주시고, 알아봐 주시거나 이름을 불러주실 때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어려웠던 순간은 부상을 당하고 약 3년이라는 시간을 병원과 재활센터에서 보냈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PK 선방 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는데, 특별한 훈련 방법이 있나요?
일단 실력 있는 골키퍼 영상을 많이 봤습니다.
또 아마추어 때부터 타팀과 경기를 했을 때, PK뿐만 아니라 상대 선수의 특성이나 주발, 플레이 스타일을 일기에 기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선수는 여기로 차겠다’ 같은 생각이 들어서 선방률이 높았던 것 같습니다.
22세의 어린 나이에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적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교육을 잘해주시기도 했지만, 저는 프로에 입단할 때도, 프로 생활할 때도, 다른 팀으로 이동할 때도, 그리고 지금도 정말 많은 분이 저를 도와주셨고 도와주십니다.
도움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라서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을 때 상대방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하루는 몸에 장애가 있으신 분들께서 성실하게 맡은 바를 다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다들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계시는데 어디 하나 아픈 곳 없는 내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프로에 있을 때는 시즌이 끝나고 동계 훈련 전 비시즌에는 봉사활동을 하러 다녔습니다.
지금도 개인 후원과 매장에서 나오는 수입을 통해 임직원 모두가 동의하에 여러 단체에 후원하고 있습니다.
'인성왕'이라는 별명이 있으신데, 이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성이 좋다고 소문이 난건 팬분들에게 잘해서 얻은 별명이라고 알고 있고, 먼저 좋게 봐주신 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팬분들에게 잘해야 하는 것은 프로선수로서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좋게 봐주신 많은 팬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잘해서가 아닌 팬분들이 만들어주신 거라서 더 뜻깊기도 합니다.
한때 은퇴를 고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에이전트 사기를 당해보고 그 시기에 부상도 항상 있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부모님, 지인 등등 모두가 힘들었다 보니 그만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FC 서울에서 방출됐을 때도 유현 형이 도움을 주셔서 그 믿음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했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도 같은 부위 부상을 당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김이섭 코치님께서 구단에 잘 전달해 볼 테니 같이 해보자고 말씀 해주셨셨지만 구단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때도 포기하려고 했었으나 김이섭 코치님께서 강릉에 계신 송유걸 코치(현 성남 FC 골키퍼 코치)님에게 저를 추천해 주셔서 보답하고자 다시 열심히 뛰었습니다.
축구에 대한 미련은 없으신가요?
지금은 너무 오래 지난 일이라서 미련은 없습니다. 가끔 조기축구나 풋살동호회에서 뛰다 보면 '옛날에 어떻게 뛰어다녔지?’ 이런 생각은 합니다.
최근에 만났던 현 김천 상무(인천에서 군 복무로 인한 임대) 골키퍼 김동헌 선수를 만났었습니다.
저와 인천에 있을 때 골키퍼 4명 중 서드 키퍼였던 선수가 어느새 리그 탑 수준 선방률을 기록하는 인천 유나이티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상무에 입단한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축구 선수에서 애견샵 사업가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의 전부였던 축구를 그만두고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시기에 평소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던 저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받고 사랑을 받았던 사람이었던지라 저도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누고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반려동물만큼 사랑스럽고 예쁜 선물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생각했고, 저도 강아지 분양을 받아봤던 경험이 있어서 손님의 마음이 어떤지 잘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담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애견샵이라고 하면 사회적으로 인식이 굉장히 안 좋은데 그 안 좋은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케이지에 갇혀있지 않고 언제나 뛰어놀게끔 놀이 시설을 만들었고, 퇴근할 때도 강아지를 모두 집에 데리고 가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제 집, 실장님 집, 펫 플래너 집에서 케어를 하며 사람에게 겁을 먹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갇혀있지 않아서 답답하지 않고 어떤 집에 가더라도 적응을 잘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축구 선수 시절의 경험이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나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축구를 좋아하시는 팬분들이 오셔서 분양받으신 적도 있습니다.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 팬분들이 자주 이용하시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저를 기억해 주시는 팬분들께서 제 애견샵을 홍보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선수 생활을 할 때 처음 보는 팬 분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고, 매장에 오시는 손님도 마찬가지로 처음 뵙는 분들이기에 어떻게 예의를 갖추고 맞이해야 하는지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몸에 배어있는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애견샵 운영에 있어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강아지를 키우려고 찾아오시는 분들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평생 함께할 가족을 찾으러 오시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저희 아이들은 무조건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그리고 강아지들은 하루가 다르게 컨디션이 좋았다 나빠졌다 하기 때문에 항시 곁에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어야 합니다.
위에도 설명해 드렸다시피 아이들이 답답하지 않아야 하고, 건강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저희에게 있을 때 행복한 기억만 가지게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분양받으신 손님께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축구선수 손무빈을 기억해 주시는 팬분들, 그리고 지금의 손무빈 대표님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너무 설레는 질문인데요(웃음). 감사하단 말씀은 당연히 전하고 싶고, 어떤 표현을 해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받은 사랑이 많고 제가 전하고 싶은 마음도 크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직도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이 계십니다. 사실 제가 쌓아온 커리어와 제 실력에 비해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십니다. 죽을 때까지 잊지 않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의 삶도 응원해 주신 분들의 성원에 먹칠이 되지 않도록 잘 지내겠습니다.
저희 매장에서 분양받으신 분 중에 가끔 연락이 오거나 거리가 멀어도 찾아주셔서 커피와 빵같은 간식을 사주시면서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이들이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란 것도 너무 보기 좋고 고맙습니다.
특히 먼 길 오셔서 아이들을 자랑하실 때면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너무 뿌듯하고 행복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사랑하는 반려견과 모든 가족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양민혁_wegohyeok8645@naver.com
사진_'달링하이' 밀양점 손무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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