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블에 미쳐있는 남자, 안희욱 힙훕퍼의 근황은?

(故)정재홍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
한국인의 NBA진출, 미쳤다고요? "원래 세상을 바꾸는 건 미친 놈들이라는 거"
안희욱 트레이너가 생각하는 농구에서 드리블은 '권력'이다.

양민혁 승인 2024.10.07 12:49 | 최종 수정 2024.10.07 14:06 의견 0

[스포츠스낵=양민혁 기자]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쯤 들어봤을 그 이름 '안희욱'. 국내 1세대 스트릿 볼러이자 드리블러 안희욱 선수는 화려한 드리블 실력으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바로 '힙훕퍼', 힙합의 '힙'과 림을 뜻하는 '훕'이 합쳐져 자신의 개인기를 맘껏 뽐내는 길거리 농구인을 뜻한다. 그 시절 안희욱 선수를 보고 힙훕퍼가 되고 싶어했던 사람도 꽤 많았다.


문경은, 이상민, 김승현 등 여러 현역 농구선수들과 길거리 농구 코트에서 일대일을 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도 많이 남겨져있다. 선수들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실력이다. 그래서 지금 그는 다양한 드리블 스킬을 농구선수들에게 가르쳐주는 스킬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다.

이번에는 안희욱의 드리블 철학 그리고 그가 걸어온 드리블 세계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스포츠스낵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Q. 안녕하세요. 저희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현재 농구 선수들 스킬 트레이닝 진행하고 있는 스킬 트레이너 안희욱이라고 하고요. 원래 길거리 농구를 오래전부터 해서 힙훕퍼로 활동을 했습니다.

그 경력을 살려서 이제 드리블을 경쟁력 있게 만들고 싶어서 스킬트레이너라는 직업을 창직했고 지금 10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Q. 1세대 스트릿볼러에서 농구 스킬 트레이너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전향이라는 말은 모르겠어요. 이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10살 때부터 농구를 좋아해서 계속 길거리 농구를 했었어요. NBA 선수들도 좋아하고 길거리 농구 대회에도 많이 나가고 형들하고 1대1을 좀 많이 했어요. 10살 때부터 고등학생 대학생 형들과 농구를 하다보니 처음에 안 끼워주니까 드리블 연습을 매일 했었어요. 형들은 자기들을 이기면 끼워주겠다 해서 어릴 때 진짜 형들하고 1대1을 많이 했거든요. 자연스럽게 드리블을 해야지만 형들을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드리블을 만들어도 보고, 계속 일대일에서 매번 졌지만 계속 이길 때까지 형들을 귀찮게 했어요(웃음). 이제 대회에 나가면서 드리블에 좀 재미를 느끼고, 지금까지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걸로 만들고자 드리블을 계속해왔어요.

그 경험을 그대로 자연스럽게 연결한 게 스킬 트레이너라는 직업이에요. 우리나라에는 그 당시에 드러나게 직업군이다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었는데, 창직 프로그램에 나가면서 스킬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직업 사전에 등재한다는 그 목표로 나갔어요. 탑 5 안에 들면 직업 사전에 등재해준다고 해서 그 때 탑 5에 들어서 스킬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아예 창직을 했죠.

창업 이 후 10년 동안 계속해 오면서 지금은 스킬 트레이너라는 직업이 굉장히 일반화돼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감회가 새롭죠. 전향이라는 것보다는 제가 드리블을 좋아하고 농구를 좋아하면서 해온 걸 그대로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일 하자 연결한 것 같아요.


Q. 스킬 트레이너로서 10년 이상 활동하셨는데,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저는 제자들 음... 처음 시작한 친구들부터 정말 많죠. 지금도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한데 저는 지금 기억나는 선수들은 (이)현중이랑 (이)정현이 그리고 (이)주영이랑 (이)채형이, (박)정환이, (심)주언이, (여)준석이 등 있고, 여자농구에는 (정)예림이랑 이다연, 박소희, 박진영 등 많이 기억이 나요. 사실은 제일 기억에 남는 친구는 (故)정재홍이라는 친구예요.

재홍이가 안타깝게도 하늘나라에 갔는데 그 친구가 초기에 프로 선수가 본인의 기량 향상을 위해서 직접 이렇게 개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는다라는 개념을 처음 알릴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그리고 진짜 열심히 한 친구였어요. 저랑 1살 차이 나거든요.

(소속)팀에서 따로 스킬 트레이닝하는 거에 대해서 그렇게 시선이 곱지 않을 텐데 괜찮냐 하니까 그 친구가 했던 말이 "아니 프로 선수가 본인의 기량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자기 사비를 들여 산다는데 누가 뭘 하겠냐고 얼마든지 홍보하고 얼마든지 하자"고 했고 그 시작을 재홍이가 해줌으로 인해서 초창기에 제가 가르쳤던 친구들이 자유롭게 더 자신감을 가지고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라고 알릴 수 있었어요.

Q. 프로 선수 경험 없이 스킬 트레이너가 되셨는데, 이 점이 장단점으로 작용한 적이 있나요?

이제 길거리 농구로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죠. 여러 사람들 많이 만나고 게임도 하고 자유롭게 드리블만 특화시킬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했던것 같아요. 할렘에도 가보고 흑인들하고도 붙어보고 그렇게 하면서 계속 기량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리블 자체만을 계속 30년 넘게 연습을 하고 연구하게 된 케이스가 된 거죠. 다른 여러 기술 중에서 드리블만 집중적으로 할 수 있었던 거는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아요.

반면에 아무래도 제가 스킬트레이닝을 하다 보니까 선수분들이 정식 5대5 농구 분야에 집중한 누적 경험이나 센스들은 일반 농구를 좋아하는 일반인들이 경험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 부족함이 있다는 것을 알아요. 매일매일 운동을 하고 농구 자체가 직업이 되기 위해서 매일 시간을 쏟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거랑 비슷한 거죠. 그래서 그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처음부터 저는 드리블 트레이닝 드리블 컨트롤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그 외에 다른 부분들은 저보다는 더 전문가분들, 그리고 제가 트레이닝 하는 선수들이 저보다 훨씬 더 전문가가 되어 가고있어요. 저는 이 친구들한테 드리블적인 요소에 추가적인 기술 향상을 위한 그 포인트를 트레이닝을 하는 거기 때문에 제가 다른 부분을 건드리는 게 없어요.

Q. "드리블에 미쳐있는 남자"라고 스스로를 표현하셨는데, 드리블에 대한 특별한 철학이 있으신가요?

농구에 있어서 저는 사실 드리블은 권력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카이리 어빙이나 아이버슨은 다 좋아하고 볼 핸들링을 잘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는 좀 예술적이잖아요. 매료시키는 그런 게 있어요.

그리고 미국 흑인들하고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제가 일대일을 하면서 제일 당황했던 건 저는 스피드 드리블을 하는데 걔네들은 힙합의 리듬인 거예요. 강약이 있고 플로우가 있고 놀랐는데 걔네들의 표정에 더 놀랐어요. 제가 제자들한테도 말하지만 걔네들한테는 "내가 최고야", "내가 드리블 제일 잘하는데" 이게 깔려 있어요. 그게 너무 신선했던 거죠.

저는 그래서 드리블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사실상 필살기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드리블이 유리하면 다른 모든 기술에 있어서 연결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요. 슛이든 패스트든 운영에 따라서 볼을 잘 다룬다는 건 엄청 유리한 거니까요.


Q. 스킬 트레이닝을 통해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요, 아이들이 드리블 하는 모습을 무조건 영상을 찍어요. 같이 봐요. 보면서 한마디를 해요. "너가 이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이 드냐"고, "니가 이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이 들면 돈을 지불하고 이 선수의 경기를 보러 갈 것 같지 않냐"고 "농구 선수는 프로가 되기 위해서 직업이 되기 위해서 한다라고 하면 그 선수들의 연봉은 팬들이 주는 거라고"요.

이 선수가 멋있어 보이면 첫 번째로 상대편이 일단 긴장을 할 거다. 드리블 잘하고 기술이 좋아 보이면 맞닥뜨리는 순간부터 긴장을 하게 될 텐데 그거를 상대 입장에서 이 영상에 보이는 너의 모습을 분석하고 봐야 된다고 그리고 여러 번 봐야 되고 디테일하게 아이돌 가수들이 거울 보고 24시간 잠도 안 자고 연습하듯이 그런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다라는 게 제 트레이닝의 제일 핵심입니다.

마치 아이돌처럼 데뷔를 준비하는 아이돌처럼 연습생처럼 하길 바래서 제 트레이닝장에는 골대가 없어요. 코트 바닥과 거울만 있어요. 여기서 비보이들이 연습하듯이 연습하게 되고 자신의 드리블 모습을 2시간 동안 계속해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매일 학교에서 골대가 있는 데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드리블 집중력을 위해서 저는 그렇게 선택을 해서 10년간 한 거죠.

드리블 연습의 절대적인 양은 제 크루 선수들이 정말 많을 거예요. 왜냐면 연습을 해서 매번 저한테 메일을 보내야 되니까(웃음).

Q. 온라인 플랫폼에서 드리블 클래스를 여신 이유와 그 경험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클래스 워너원'에서 원래 먼저 연락을 해주셔서 촬영을 했고, 그러면서 제가 생각한 거는 내가 죽기 전에 이거 남겨놓고 가야 되겠다 그런 생각으로 제가 드리블 관련 트레이닝을 하면서 준비했던 자료들을 다 정리해서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죠. 그리고 책도 바로 연결해서 만들었어요. 나중에 혹시나 내가 이 세상에 없어져 죽을 때 좀 남지 않을까요(웃음)? 시간이 지나서 보겠지, 이런 사람 있나(웃음)?


Q. 농구 지도자들과의 협력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나 보람찬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지도자분들한테 인사드리고 이런 거에 대한 두려움은 사실 하나도 없어요. 먼저 가서 인사를 드리면 어떠한 반응이든 당연히 나오게 돼있잖아요? 저를 거리 두시는 분이 있는 반면에 진짜 친한 형 동생이 되어가는 등 많은 과정들을 겪다 보면은 지도자분들한테 스킬 트레이너로서 인사를 드리는 꾸준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경기장에 매일 가고 인사를 10년간 한다라고 하면 진심이 전달되지 않을까요?

저는 사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학생들을 찍으러만 갔어요. 근데 지금은 제가 코로나 때를 계기로 중고연맹 하이라이트를 제가 만들고 인스타에 제가 다 업로드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제 제자들뿐만 아니라 농구하는 모든 선수들의 멋있는 모습을 촬영해서 편집해서 올려주고 중고연맹에 제가 촬영을 계속 해주고 있어요.

3년간 그렇게 하면서 지도자분들의 모습도 담고 그러니까 관계자가 되고자 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씩 스텝을 밟아가고 있어서 지도자분들하고의 트러블은 사실 없어요. 좀 기억에 남는 건 이제 신종석 코치님께서 저한테도 제 제자가 있었을 때 이런 얘기를 해주셨어요.

아이들한테 좀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게 아이들이 그 당시는 이제 게임을 좋아한다고 치면 자기가 쓸 수 있는 아이템이 여러 개가 있는데 그걸 한 번에 다 쓸 거냐고 얘기를 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런 조언은 저는 너무나 감사했죠. 기술이 많아도 적절하게 필요할 때 쓰고 아껴서 써야 되는데 내가 기술이 늘었다고 해서 팀이 5명이서 돌아가는 그 약속된 플레이가 아니라면 결국에는 손해고 자기가 오히려 더 잘하는 것이 팀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을 좀 말해줬으면 좋겠다라는 그 자체가 이제 저한테는 굉장히 기분이 좋았죠.

Q. 한국 농구의 발전을 위해 스킬 트레이닝 분야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 하시나요?

스킬트레이닝을 위한 협회가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스킬트레이닝 부분에 대해서 다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그런 구심점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어요. 이 직업을 만들게 되었던 초창기에 제가 바랐던 부분이기도 해요.

그런 부분들이 농구 관계자분들이나 이 전문가분들 특히 코치님들 이런 분들 또 스킬 트레이너 선수 출신의 스킬 트레이너들이 다 같이 이렇게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있다면은 좀 더 분야별로 데이터가 쌓여가지 않을까해요.

근데 뭐 아시다시피 모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람들이 다 같이 좋은 마음으로 모여가지고 잘될 거는 사실 이상적인 거잖아요. 물론 거기에는 이해관계가 있을 거고 친한 사람이 있고 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 반면에 또 아닌 사람이 있을 거고 그런 부분인데, 향후에는 어떻게든 뭔가 단체가 조직이 돼서 이런 것들을 협회처럼 좀 체계화될 수 있고 그런 기술들을 발전해나갈 수 있는 단계가 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좀 하고 있습니다. 그게 좀 마련이 되고 확산이 되면 교류가 더 많아질 거고요. 지금 이제 과도기적으로 좀 갈등이 있는 부분들도 좀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Q.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 중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사실 대한민국 농구 선수들이 기술이 지금도 발전하고 있고 더 발전할 거라고 믿고 NBA 선수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그런 선수들이 많이 나오길 바래요. 한국 농구가 경쟁력이 커지긴 했지만 일본농구를 보면 조금 자극받는 경우가 있거든요.

우리나라 비보이가 세계를 제패했던 시기에 저는 고등학생이었어요. 그 비보이들이랑 같이 활동을 했고 저는 그 사람들이 얼마나 그 당시 종주국이 미국에 있는 힙합하는 댄서들을 놀라게 했는지 저는 눈으로 봤거든요.

그게 가능하다라는 것도 알고 있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도 같이 있으면서 알았는데, 드리블 기술 이것도 가능하다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NBA에 도전하고, 목표가 NBA라고 하면 다 미쳤다고 하는데 원래 아시죠? 세상을 바꾸는 건 미친 놈들이 하는 거.


Q. 농구를 시작하는 꿈나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냥 농구를 왜 하고 싶어졌는지를 계속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당장 내일 사고로 죽을 수도 있잖아요? 학생들이 농구를 하려고한다 하면 지금이 마지막 순간일 수도 있잖아요. 꼭 그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고민이 되면은 농구를 끝까지 해보고 판단했으면 좋겠어요.

좀 두려워서 이거 할까 말까, 이거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이런 게 좀 멈칫멈칫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을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학부모님들께도 말씀드리는데 지금의 1년, 2년은 길어 보이는데 사실 나중에 보면 짧은 1년라고. 그 때는 원 없이 시켜보는 것도 저는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키, 기량 다 상관없이 그렇게 해야지 나중에 후회가 안 남을 것 같습니다.

또 좋아하는 롤 모델 선수들 영상을 좀 많이 봐고 따라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내가 마치 그 선수가 된 것처럼, 내가 뛰는 야외 코트가 NBA 코트인 것처럼 말이에요. 딱 그 기술이 먹혔을 때 짜릿함을 느껴보길 바라는 거예요. 이게 된다고? 이런 경험들을 쌓아가면은 너무 재밌어질 겁니다.

양민혁 wegohyeok8645@naver.com

사진_안희욱 스킬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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