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장' 김성재가 '바이퍼' 김성웅을 상대로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 28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진행된 '블랙컴뱃 12 : 왕들의 귀환' 1부 개막전 김관장과 바이퍼의 경기는 김관장의 3R 판정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스포츠스낵은 회복 중인 '김관장' 김성재 선수와의 인터뷰 기회를 얻어 그가 격투기를 시작한 이유, 이번 경기 소감, 앞으로의 계획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격투기를 시작하신 시기와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교 때 K-1이랑 '더 파이팅' 보다가 싸움 잘하고 싶어서 체육관에 등록했습니다. 운 좋게도, 제가 구미에 살았는데 구미에 마침 격투기 체육관이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운동하면서 시합도 나가고 하다가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다시 태어나셔도 격투기 선수를 하실지 궁금합니다
네, 다른 것도 해보고 그랬는데 이것만큼 꾸준하게 한 게 없어요. 이 일이 보람차기도 해서 다시 태어나도 또 할 것 같습니다.
이번 블랙컴뱃 12 시합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쓰신 점이 있으실까요?
일단 바이퍼 선수한테 진다면 제 파이터 커리어에 가장 큰 흠이 생긴다고 생각했어요. 바이퍼 선수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래서 절대 포기하지 않는 마인드셋을 갖추기 위해, 정신력으로 무장하기 위해 신경을 엄청 많이 썼습니다. "포기하지 않는다", "계속 싸울 수 있다" 계속 되새기면서 마인드셋을 했습니다.
실제로 시합 과정에서 그런 마인드셋이 도움이 되셨나요?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웃음), 힘들어도 계속 움직일 수는 있었어요. 그건 근데 아마 운동을 엄청 많이 했어서, 그게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 체급을 낮춰서 시합을 하셨는데, 체중 조절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원래 안 먹으면 살이 잘 빠지는 체질이라서, 다이어트 이런 부분은 어려움이 딱히 없었습니다. 마지막에 수분 감량하는 순간은 좀 힘들었는데, 옆에 원희(투견) 형이랑 동생 재복이가 마지막에 도와줘서 힘겹게 좀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으면 좀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말씀해주신 정원희 선수님, 정재복 선수님, 그리고 황영진 선수님 등 이번 시합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대구에 있으면 따로 운동을 할 곳이 없는데, 많은 강한 사람들이랑 영진이 형 체육관(대구 그레이트짐)에 모여서 운동하는 게 제일 큰 도움이 되죠. 그리고 영진이 형이 이제 체력운동 같은 거 시켜주시니까... 근데 옆에서 잔소리 너무 많이 해서 귀에서 피가 나는줄 알았습니다. 잔소리를 저한테 특히 많이 해요.
아, 특히 더 많이 하시나요?
네, 왜냐면 제가 약간 힘든 운동 싫어하고... 원희 형이나 호영이(윤방관) 형은 체력 운동 같은 거 잘하거든요. 저는 워낙 그런 운동 많이 안 해봐서 잘 못해가지고... 하여튼 잔소리가 많습니다.
경기를 복기해보셨을 때, 이번 시합에서 잘된 점이랑 앞으로 개선할 점 하나씩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잘된 점은 상대의 그래플링 및 테이크다운에 대한 디펜스. 연습했던 기술들이 아닌데, 되치는 기술이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연습할 때는 잘 안됐거든요. 개선할 점은, 근지구력 운동을 좀 더 해서 힘을 많이 써도 덜 지치는 상태를 만드는 게 최우선 과제인 것 같습니다.
바이퍼 선수와 여러 차례 시합을 해보셨는데, 이번 시합에서 바이퍼 선수의 성장세 관련해서 느낀 점을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2년 전에 해봤을 때도 힘이 좋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요번에 싸울 때는 그런 생각은 안 들긴 했는데(웃음). 하여튼 아마 2년 동안 지금 13전일걸요? 그렇게 단기간에 13전 뛰는 선수는 한국에 거의 없을 겁니다. 계속 시합 뛰고 계속 도전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정신력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자기만의 게임이나 자기만의 무기가 더 만들어지면 엄청 잘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신체조건이 너무 좋고요, 팔다리 길고 얼굴 작고 힘 세고 이러니까... 타격 실력만 좀 더 늘면 훨씬 더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김관장님 경기가 명경기였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제가 다시 봤을 때는 많이 형편없는 경기였는데... 그렇게 잘하지 못한 거 같은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체육관 관련 질문도 좀 드리고자 합니다. 대구에서 '모스짐'을 운영하고 계신데, 운영 과정에서 뿌듯함을 느끼시는 때가 언제신가요?
이제 처음 여기서 운동 시작하신 분들이, 점점 스파링 많이 하고 수련기간이 늘어날수록 실력이 엄청 느는 경우가 있거든요. 처음에는 주먹 맞는 걸 무서워하던 분이 주먹도 때리고, 테이크다운도 하고, 상대를 제압하고 이런 거 볼때 신기합니다 인간이.
대구에 정말 많은 격투기 체육관이 있는데 '모스짐'만의 장점이 있다면?
'자유로움'입니다. 강압적인 분위기 하나도 없고, 자율적인 느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가 가장 큰 장점 같습니다. 그걸 싫어하시는 분들은 싫어하시겠지만요. 약간 놀자판?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이제는 김관장님 보고 체육관을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시겠는데요?
거의 한 70%는 찾아오실 때 저라는 사람을 아시는 거 같고, 30% 정도는 간판 보고 오시거나 친구들 손잡고 오시는 분들이죠. 그런데 (30% 분들도) 다니면서 이제 또 제가 시합하는 거 보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블랙컴뱃이라는 단체가 좋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안해도 자동으로 홍보해주니까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올해는 1월달부터, '언더독'한테 진 게 분해가지고 안 쉬고 계속 운동을 했거든요. 이번 시합 부상만 회복되면 운동은 계속 할 건데 올해 시합은 더 뛸 생각 없고요. 내년에 3 게임 정도, 많으면 4 게임 정도 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운 좋게 제가 다 이겨서 '로드 투 UFC' 도전할 수 있으면 제일 좋고, 블랙컴뱃 챔피언도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챔피언 벨트 있으면 좋죠.
마지막으로 김관장님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블랙컴뱃이 단체가 되기 전, 유튜브 채널일 때 나와서 제가 누군지 보여드렸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의아하면서도 신기하고, 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길에서 돌아다니는 평범한 사람인데 그렇게 좋아해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는데, 너무 감사드립니다. 돈만 있으면 만원씩 드리고 싶네요. 그런 느낌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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